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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08-08-28 19:24:47 조회 : 2937         
작은 섬김의 기쁨 이름 : 김승학   
 

작은 섬김의 기쁨


   캄보디아에서 보낸 7박 8일 동안의 시간은 참여한 모든 사람들에게 자신들이 행한 섬김이 보잘 것 없고 엄청나가 작은 것이지만 그로 인해 마음속에 차고 넘치는 섬김의 기쁨이 얼마나 큰지를 알게 만들었습니다. 캄보디아 고유의 문화와 나름대로의 정체성(正體性)을 인정하더라도 캄보디아의 환경은 모든 면에서 낙후되어 있었습니다. 특히 도심(都心)에서 그리 멀리 떨어지지 않은 마을에서 조차 삶의 조건들이 우리 눈에는 너무 뒤 떨어져 있다는 생각을 갖게 했습니다. 또한 선교사님의 사역의 열매로 세워진 교회에 가서 처음으로 대면(對面)한 캄보디아 사람들은 우리의 기대와 너무도 달랐습니다. 여름성경학교 프로그램을 운영하고, 마을길을 보수하며, 지붕을 수리하는 사역을 하며 방문할 마을마다 하루 혹은 이틀을 보낸다는 것이 정말 쉽지 않은 일임을 대원들은 직감(直感)할 수 있었습니다. 그러나 캄보디아로 떠난 우리 교회 단기 봉사대는 생각보다 쉽게, 그리고 빨리 캄보디아 땅의 아이들과 친해졌습니다. 우선 우리 봉사대원들이 캄보디아 땅에 온 목적과 이유를 분명히 알고 있었기 때문입니다. 이것은 대원 모두가 마음을 활짝 열고 사랑하는 마음으로 마을 주민과 아이들에게 다가 설수 있게 만들었습니다. 캄보디아 땅과 그 땅에 살고 있는 사람들을 사랑하는 마음은 우리 대원들이 소유한 비교우위(比較優位)에 있는 모든 것들을 큰 고민과 갈등 없이 내려놓게 만들었기 때문입니다.


   사실 마을 주민들과 어린이들의 청결 상태는 기대 이하였습니다. 몸이나 옷의 세탁 정도는 말로 표현하기 힘들 정도였습니다. 캄보디아 아이들은 몸을 자주 씻지 않는 것처럼 보였습니다. 옷도 세탁하는 데 인색(?)한 듯 생각되었습니다. 물론 물 사정도 좋지 않아 그런 것처럼 보였지만. 오랫동안 빨래하지 않은 옷을 입은 아이들의 모습과 그들의 몸에서 나오는 독특한 체취(體臭)는 그들에게 가까이 접근하기 어렵게 만들었습니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우리 봉사대원들은 환한 미소를 지으며 아이들을 안고 볼에 연신 입맞춤하였습니다. 언어가 통하지 않아 몸짓으로 의사(意思)를 전달한다 할지라도 우리가 자신들에게 관심을 갖고 있으며 좋아하고 있다는 사실을 느끼기 시작하기 까지는 많은 시간이 걸리지 않았습니다. 얼마 되지 않아 아이들의 얼굴 표정이 한층 밝아졌기 때문입니다. 마음과 마음은 서로 통한다는 것을 실감했습니다. 계속되는 뽀뽀 공세(?)과 허깅(hugging, 포옹)에 아이들은 낯선 우리에게 마음의 문(門)을 드디어 열기 시작했습니다. 사실 볼에 하는 뽀뽀와 포옹은 섬김이나 봉사의 범주에 포함될 수 없습니다. 그러나 전 이러한 행동이 적어도 캄보디아 땅에 살면서 양질(良質)의 사랑과 관심을 받지 못하는 아이들에게는 섬김일 수도 있다고 생각합니다. 다른 곳에서는 뽀뽀와 포옹이 봉사와 섬김이 될 수 없겠지만 상황에 따라 굳어진 마음을 부드럽게 하고 닫혀있는 마음을 열게 만드는 강력한 섬김이 될 수도 있음을 전 깨달았습니다. 그것은 뽀뽀와 포옹이 적어도 캄보디아 아이들에게 있어서는 다른 것과 비교할 수 없는 섬김이 될 수 있었기 때문입니다.


   캄보디아 가정에서 아이들의 위상(位相)은 우리나라와 큰 차이가 있습니다. 물론 자기 자식을 사랑하지 않는 부모가 이 세상에 어디 있겠습니까? 하지만 사랑하는 방법과 형태는 다를 수 있음을 너무도 잘 압니다. 선교사님에 따르면 캄보디아에는 집집마다 아이들이 넘쳐난다고 합니다. 그리고 아이들은 자기보다 몇 살 위인 형과 누나의 손에 키워지기도 한다는 것입니다. 이 같은 사실은 수십 년 전 우리나라의 경우와 크게 다르지 않습니다. 우리나라도 한 가정에 보통 5명 내외의 자녀들이 함께 자라던 시절이 있었습니다. 정말 먹고 살기 힘든 시절, 부모들의 손에 자라는 아이도 있었지만 부모가 일하러 밖에 나가 있는 시간에 형과 누나의 손에 키워진 동생들도 적지 않았습니다. 따라서 어쩔 수 없이 부모의 사랑과 관심으로부터 멀어진 아이들이 당연히 존재할 수밖에 없었습니다. 부모의 돌봄으로부터 방치된 아이들이 적지 않았습니다. 상황과 환경이 그렇게 만든 것입니다. 마찬가지로 오늘날 캄보디아 땅에도 이런 아이들이 존재하는 것을 부인할 수 없습니다. 비록 자신들이 낳은 아이들이지만 관심과 사랑을 충분히 나누어주지 못하는 부모들을 대신해 우리 봉사대원들이 잠시 동안이라도 작은 사랑을 전할 수 있게 되어 얼마나 감사한지 모릅니다. 아이들에게 우리의 뽀뽀와 포옹은 사랑이 무엇인지를 깨닫게 하는 시간이 되었을 뿐 아니라 우리의 뽀뽀와 포옹이 사랑을 전하는 강력한 섬김의 도구(道具)가 되었기 때문입니다. 결국 가식 없는 이러한 행동은 아이들과 우리 봉사대원 사이에 보이지 않는 담을 허물고 하나 되게 하였습니다.


    어느 마을에서의 오후 사역은 아이들의 머리를 감겨주고 머리핀 꽂아주기, 즉석 가족사진 찍어주기, 그리고 줄넘기였습니다. 마을을 다니며 아이들을 모으는 조(組), 교회에 온 아이들의 머리를 감겨주는 조, 젖은 머리를 수건으로 말려주는 조, 머리를 땋고 핀을 꽂아주는 조 등 우리 봉사대는 이미 준비하고 있었습니다. 점심식사 후 동네 아이들을 불러 모으기 위해 교회 주변의 마을로 나갔습니다. 가만있어도 땀이 주룩주룩 흐르는 정말 무더운 날씨였습니다. 앞에 기타를 든 집사님이 캄보디아 말로 찬양을 하고 뒤를 따르는 대원들은 호기심을 가지고 우리를 쳐다보는 아이들을 불러 모았습니다. 처음에는 집 마당에서 나와 우리 일행의 뒤를 따르기를 머뭇거리던 아이들이 하나 둘씩 모여들었습니다. 한 시간 동안의 수고(?) 치고는 적지 않은 아이들과 주민들이 교회 뜰 안으로 들어왔습니다. 그리고 본격적인 오후 사역이 시작되었습니다. 펌프로 물을 길어 아이들의 머리를 감겨주는 것은 그리 쉬운 일이 아니었습니다. 처음에 아이들은 자신의 머리를 우리에게 맡기려고 하지 않았습니다. 하지만 하나 둘씩 더운 여름, 찬 물에 자신의 머리를 맡기기 시작했습니다. 나중에 알게 된 사실이지만 아이들의 머리카락에는 이()와 석회가 많았습니다. 우리 청년들은 이나 석회를 알 수 있는 세대(世代)가 아닙니다. 이와 같은 사실을 모르기 때문에 청년들은 아이들을 안고 뽀뽀하고 좋아했는지도 모릅니다. 만일 알고 있었다면 아이들을 경계하고 가까이 하지 않을 지도 모른다는 생각을 해보았습니다. 하지만 중요한 사실은 봉사대원으로 참가한 순수한 청년들의 작은 섬김을 통해 그리스도의 사랑을 전할 수 있는 기회가 생각보다 빨리 찾아왔다는 사실입니다. 깨끗해진 머리카락을 곱게 빗질하고 난 후 예쁜 핀으로 단장하고 나니 아이들은 몰라보게 바뀌었습니다. 나중에는 아이들과 함께 온 엄마들까지 자진(自進)에서 머리를 감겨달라고 하기에 이 사역을 맡은 대원들은 몹시도 바쁜 오후였습니다.   


   캄보디아에 도착하고 나서 방문한 교회에서 첫 만남을 가졌던 아이들과 성도들을 다시 만날 기회가 있었습니다. 그 교회에서 수일 동안 계속된 성경학교에서 익힌 우리 일행의 얼굴들을 기억하고 있었습니다. 수요 예배 시에 선교사님에 의해 개척된 주변 교회의 성도들이 캄보디아와 교회의 미래를 책임질 신학원이 있는 센터교회로 모였습니다. 물론 그들은 아무런 준비 없이 교회에 오지 않았습니다. 찬양과 율동 등 성실히 준비한 것을 가지고 모였습니다. 수요 예배 시 우리 일행을 소개하는 특별한 순서가 있었습니다. 그 때 우리 일행은 이들로부터 열렬한 환영을 받았습니다. 아이들과 성도들이 우리 봉사대원들을 얼마나 환영하는 지는 대원들의 이름이 소개될 때 마다 터져 나오는 박수와 함성을 통해 어느 정도 알 수 있었습니다. 각 사람마다 환영의 강도(强度)는 조금씩 달랐습니다. 물론 모든 대원들이 정성을 다해 섬기려고 했겠지만, 아마 수일 동안 자신들에게 사랑과 웃음으로 다가선 대원들에게는 훨씬 큰 함성과 박수로 환영하는 듯 했습니다. 저는 박수와 함성의 강도를 통해 어느 누가 이들에게 더 뜨거운 사랑의 마음을 가지고 다가섰는지를 이해할 수 있을 것 같았습니다. 물론 이것은 완전히 주관적인 제 생각이기도 합니다. 박수와 함성을 들으며 전 무엇보다 좋지 않은 환경 속에서도 마을에 들어가 그리스도의 이름과 사랑으로 행한 우리 봉사대의 사역이 아이들과 주민들의 마음을 움직였음을 확인할 수 있어 얼마나 감사한지 몰랐습니다. 우리의 땀과 수고와 섬김이 헛된 것이 아님을 확인하는 순간 전 캄보디아에 우리를 보내신 하나님의 뜻을 깨달을 수 있어 그동안의 모든 피곤과 지침이 사라지는 시간을 맛보았습니다. 하나님의 위로와 평안과 기쁨으로 충만한 정말 행복한 밤이었습니다.  



2008년 8월 27일

김승학목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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