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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07-04-12 23:22:31 조회 : 2950         
병원에서 집사님이 외출하신 이유 이름 : 김승학   

병원에서 집사님이 외출하신 이유

   은퇴하신 장립 집사님이 입원한 병원 심방을 다녀왔다. 이제는 거의 여든이 된 남자 집사님이시다. 정확한 병명은 모르지만 폐가 수축되어 호흡할 때 몹시 힘이 드는 병이란다. 3년전에도 이 병으로 고생을 많이 하셨던 기억이 있다. 그 때 집사님께서는 안동에 있는 병원에 입원하셨다가 치료가 잘 되지 않아 서울에 있는 대병원으로 올라가셨다. 하지만 거기서도 쉽게 회복하지 못하시다가 극적으로 치료된 경험이 있으신 어른이다. 회복하시고 안동 댁으로 내려 오시자마자 나를 찾아오셨다. 그동안의 기도와 관심에 감사하다고 하시면서 병상에서 받은 바 하나님의 은혜를 감격하며 말씀하셨다. 퇴원 후 첫주일 교회에 오신 집사님께서는 주님께 감사의 예물을 드리셨다. 집사님께서는 종종 간증하신다. 간증의 요점은 하나님께서 환상으로 보여주신 대로 순종했더니 회복되었다는 것이었다. 그 이후 난 집사님의 간증을 여러 번 들었다. 하지만 지루함을 거의 느끼지 못했다. 집사님의 간증이 너무도 확실하고 믿음이 갔기 때문이다. 그러나 며칠 전 아내와 함께 집사님의 병실을 심방할 때 나눈 대화에서 약간 낙심하고 있는 집사님의 모습을 보게 되었다. 낙심의 이유는 하나님의 약속을 보지 못했다는 것이다. 그 때 난 3년전 하나님께서 하신 약속이 아직도 유효한 것은 아니냐고 질문하였다. 그 약속이 유효하다는 믿음이 있으시면 근심과 걱정은 하나님께 맡기시는 게 좋겠다고 조심스럽게 말씀드렸다.


   그 때 집사님께서는 말씀을 이으셨다. 내가 심방하기 전날 병실에 누워 있다가 갑작스럽게 생각난 것이 있으셨다는 것이다. 그것은 다름아닌 하나님과의 약속이었다. 우리교회 100주년 기념관 건축을 위해 하나님과 약속한 것이 갑작스럽게 생각났다는 것이었다. 만약 더 이상 호흡하지 못하고 하나님 나라에 간다면 1년 전 하나님과 교회에 한 약속을 지킬 수 없음을 집사님께서는 알고 계셨던 것이다. 자녀 중 어느 누구도 이 사실을 알지 못하기 때문에 약정한 건축헌금을 어느 누구도 주님께 드릴 수 없다고 생각하셨던 모양이다. 그래서 호흡이 힘듬에도 불구하고 외출하셨다는 것이다. 집에 가서 건축헌금을 은행에서 찾아 교회에 전달하고 다시 병원으로 오셨다는 말씀이었다. 그러면서 집사님의 말씀은 계속 이어졌다. “죽음은 겁나지 않는다”고 담담하게 말씀하셨다. 아마 당신보다 먼저 주님 나라에 간 부인을 만날 수 있음을 집사님께서는 확신하고 계셨던 모양이다. 이 때 난 집사님께서 비록 살아 호흡하고 계시지만 죽음을 준비하는 분이라는 생각이 들었다. 난 집사님을 볼 때 마다 집사님의 부인이었던 권사님이 생각난다. 권사님은 이미 10년 전 하나님의 나라에 가셨다. 정든 고향 교회를 떠나 우리 교회에 등록한 것이 거의 15년 전의 일이다. 권사님은 독특하게 기도하셨다. 권사님의 기도 형식은 대화체였다. 회중 앞에서 보통 사람과는 다른 형식으로 기도를 하셨다. 지금부터 14년 전 수요기도회시 권사님의 기도를 처음 들었을 때 난 신선한 충격을 받았다. 하나님과 대화하듯 하는 기도는 나 뿐 아니라 이 기도형식에 익숙하지 않은 회중에게도 놀라움을 주었을 것이라고 생각한다. 권사님의 대화체 기도 형식은 이렇다. “하나님... 제가 ... 했어요. 하나님 아시잖아요? 하나님은 어떠세요?” 청원이라기 보다는 거의 대화조에 가까웠다. “....주시옵소서”와 같은 형식의 부탁하고 청원하는 기도가 아니라 대화의 형식을 빌어 나의 사정과 형편을 주님께 신실하게 아뢰는 기도형식을 권사님은 사용하였다. 권사님은 내가 미국에 있을 때 하늘 나라로 먼저 가셨다. 3년 반전 안동에 돌아왔을 때 난 권사님의 얼굴을 다시 볼 수 없었다

 

   집사님의 말씀을 듣고 병원을 나서면서 우리는 과연 무엇을 가지고 하나님 나라를 준비하고 있는 지를 생각했다. 하늘 나라의 준비는 하나님과 약속한 것을 지키는 것이 필요하다는 생각이 들었다. 주님과 약속한 것을 먼저 지키는 것이 죽음을 준비하는 자의 올바른 자세가 아닐까? 하나님과 약속한 것을 잊지 말고 최우선적으로 지키는 것이 정말 우리에게 필요한 것이라는 생각이 들었다. 교회와 약속한 것을 먼저 실행에 옮기는 것이 하늘 나라에 갈 사람들이 가장 먼저 해야할 일이라는 생각이 들었다. 하나님과의 약속을 잊어먹거나 생각나도 지키지 않고 뒤로 미루는 경우가 얼마나 많은 지 모른다. 때로는 주님과 약속한 것을 무시하는 부끄러운 우리의 모습도 있다. 연초에 직분자로서, 봉사자, 헌신자로서 하나님과 교회와 가족 구성원들에게 약속한 것이 있을 것이다. 3개월이 지난 오늘 우리는 자문해야 한다. “나는 얼마나 그 약속에 충실하고 있는가?” 우리는 하나님과 약속한 것이라 할지라도 우리 마음대로 변경할 때가 적지 않다. 물론 이유없는 무덤은 없을 것이다. 그러나 잊지말자. 하나님과 한 약속이라는 사실을. 내 신앙의 터전인 교회와 약속했다는 사실을. 더욱이 나를 신뢰하고 있는 사람들과 한 약속이라는 사실을. 따라서 변경은 내 맘대로, 내 의사대로만 할 수 있는 것이 아니다. 하나님께서 동의하실 때만 하나님과 약속한 것은 변경될 수 있는 것이다. 교회가 동의할 때, 사랑하는 가족이 동의할 때, 주변의 사람들이 동의할 때 비로소 약속은 바뀔 수 있다는 사실을 잊지 말자. 내 마음대로 약속을 깨고 변경하는 것은 무례한 발상임을 잊지말자. 비록 육신의 몸은 노쇠하셨지만 신실한 믿음으로 약속을 지키려고 애쓴 집사님의 깨끗한 영혼이 난 부러웠다. 호흡하기 힘든 고통 속에서도 하나님과의 약속을 청산하기 위해 병원에서 외출하신 집사님의 신앙이 난 정말 부럽다. 견고한 믿음을 소유하신 집사님의 아름다운 헌신 앞에 그저 머리 숙여질 뿐이다.


                                                                                        2007년 4월 11일

                                                                                        김승학목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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